거인이면 뭐 어때!
거인이면 뭐 어때!
  • 저자 : 댄 야카리노 지음 ; 유수현 옮김
  • 출판사 : 소원나무
  • 발행연도 : 2019
  • ISBN : 9791186531938
  • 자료실 : [분당]어린이.가족열람실
  • 청구기호 : 유 808.9-ㅅ374ㅅ-10
 다름이 일상의 판타지가 되는 세상
 아이들의 세상은 크다. 곰곰히 떠올려보면 모든 것이 커보였기에 때론 겁이 나기도 했지만 즐거웠다. 어서 크고 싶었고 알고 싶었다. 세상은 어린이에게 신비로운 곳이었다.
 책의 주인공 테스는 거인이다. 1학년이지만 키가 건물보다 크고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 하지만 테스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은 또래 아이다. 그저 남과 다른 건 크다는 것 뿐.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적인 서사다. 이 책의 정말 매력적인 부분은 테스를 둘러싼 세상이다.
 테스가 살고 있는 곳은 신비 도시다. 히드라 거리가 있고 야수 마을이 있으며 켄타우로스 공원과 외눈박이 기차역이 있는곳이다. 거리에서 메두사나 인어, 난쟁이를 만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모두 다르지만 다름이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신비 도시에서 테스는 다름의 하나, 거인일 뿐이다. 아무도 테스가 큰걸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많이 먹는 걸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 심지어 테스는 입양되어 요정 부모님과 살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신비 도시에서는 자연스럽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신비 도시와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다르지만 어울려 산다. 이런 다름의 모습을 환상동물들로 대체한 작가의 상상력이 놀랄만큼 귀엽다. 책의 앞뒤 면지에는 신비도시의 지도가 실려있는데 귀퉁이에 자리잡은 자유의 여신상을 연상시키는 초록상이 이 곳이 작가가 살고 있는 인종의 용광로 맨하탄이 아닌가 유추하게 한다. 개개인의 다름이 아이들의 눈에는 이 책처럼 일상의 판타지로 비춰지길, 그렇다면 아이들의 세상이 더 멋지고 신나질 것만 같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남들보다 커서 슬픈 테스는 축제 준비를 돕다 실수를 하게 되고 부끄러워 숨어버린다. 이때 자신과몸집이 비슷한 용을 만나 친구가 되고 축제에서 위기에 빠진 시장님을 구하며 다시 세상으로 나온다. 어렸을 적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앞머리의 길이나 못생긴 손, 저마다 다른 무언가가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고민인 시절이 있었다. 중요한 건 그런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의 분위기다. 신비 도시의 어른들처럼 말이다. 아이들이 다름을 이상함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그래서 서로를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도록, 다름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단단한 모습이 필요하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테스처럼, 나는 나에게 가장 알맞은 크기라고 자신을 인정할 수 있을 테니까.
(작성자: 자원봉사자 한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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