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 윌리엄 모리스 산문선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 윌리엄 모리스 산문선
  • 저자 : 윌리엄 모리스 지음 ; 정소영 엮고옮김
  • 출판사 : 온다프레스
  • 발행연도 : 2021
  • ISBN : 9791197237218
  • 자료실 : [분당]문헌정보실
  • 청구기호 : 601-ㅁ538ㅇ
 근대과학의 혁명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학문은 분화, 전문화되고, 각 분야의 발언권은 전문가들이 독점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예술에서도 다르지 않아 예술 활동은 예술가들이 전문적으로 하는 것으로, 예술 작품은 예술가들의 활동 결과물로 인식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작품은 일상 생활용품과 분리되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떨어져서 감상하는 것이 되었다. 회화, 조각, 건축이 전문 예술의 영역이라면 중세 장인들이 생활용품을 만들면서 아름답게 장식 했던 일은 예술과 동떨어진 작업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근대가 가져온 변화는 노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도 있다. 과학의 발전은 산업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져 상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노동자들의 노동은 상품 생산의 전 과정이 아닌 일부분만 담당하게 되었다. 노동자-사람이 아닌 노동기계-사람이 된 것이다. 이들에게 노동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고된 노동이 되고 삶의 즐거움은 노동 후의 휴식에서 찾게 된다는 것은 오늘 우리의 노동-삶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노동의 즐거움을 돌려받고 예술을 다시 우리 생활에 가까이 가져오는 일은 이제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물음은 19세기 후반 윌리엄 모리스(1834-1896)를 이끄는 물음이기도 하다.
 현대 디자이너의 원조이자 공예가이고 시인이자 화가이며 사상가이자 편집인인, ‘르네상스적 인간’ 윌리엄 모리스는 진정한 예술이란 “인간이 노동하며 느끼는 즐거움의 표현”(12)이라고 하며 중세 직인들의 작업이나 고딕건축, 중세 채색 필사본 등에서 그러한 예술이 구현되어 있다고 본다.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생활공간과 매일 사용하는 물건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예술, 생활예술은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예술”(52)이며 이것이 윌리엄 모리스에겐 “단 하나의 진정한 예술”이다.
 1877년에서 1896년 사이 이루어진 강연 중 8편을 엮어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이 되었다. 민중의 예술을 바탕으로 한 모리스의 예술관과 필요에서 나온 아름다움으로서 고딕건축의 예술, 공예의 예술성을 살리는 것으로서 현대의 생활예술, 필경사와 장식공, 채색공 들의 예술, 나아가 사회주의자로서 아름답고 즐거운 일과 삶의 방법을 모색하는 글들이 담겨있다. 노동자와 소비자가 멀어지고, 생산자와 예술가는 더욱 멀어지며 상품과 예술작품은 별개가 된지 오래되어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지만 윌리엄 모리스의 회상과 함께 중세적 노동방식 및 예술 창작이 어떻게 오늘 이곳에 조금이라도 재현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삶의 질에 대한 관심으로 ‘워라밸’ ‘소확행’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는 오늘날 윌리엄 모리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분들, “일하는 즐거움과 삶의 아름다움” 모두 추구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작성자: 자원봉사자 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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