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니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 이들에게 죽음이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했다. 자신과 가장 관계없을 것 같은 죽음에 대한 책을 선뜻 읽어보라고 할 수 있을지 망설여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어린이가 읽어도 좋을 것 같은 동화다.

이레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공을 차고 달리다가 오토바이 사고가 난다. 눈을 뜬 이레는 꼭두동자를 만나고 자신이 죽게 되었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염라대왕을 만난다. 24시간 안에 자신의 죽음을 억울하다고 해줄 사람을 찾으면 살려준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친구들을 찾아가지만 오히려 자신이 저지른 나쁜 일들만 더 드러나고 만다. 이레의 입장에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만 상대방에게는 전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이레는 점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처음의 기세등등한 모습에서 자신감 없는 체념의 상태로 죽음을 받아들이려 한다.

오랫동안 아파서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현지와 고양이 할머니, 어린 아들들과 부인을 두고 떠나는 아저씨 영혼 등 다양한 모습의 죽음이 표현되며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저승사자보다 친근감 있는 꼭두가 마지막 길의 친구가 된다는 설정이 신선하고 최신형 이어폰, 위치추적기 등을 쓰는 모습이 재미있다.

마지막까지 이레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흥미진진하게 읽게 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가는 나를 보며 작가가 이야기를 참 잘 이끌어간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도 죽음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화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