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 Doh-ol's commentary on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 Doh-ol's commentary on the gospel according to mark
  • 저자 : 도올 김용옥 지음
  • 출판사 : 통나무
  • 발행연도 : 2019
  • ISBN : 9788982641411
  • 자료실 : [분당]문헌정보실
  • 청구기호 : 233.63-ㄱ854ㄷ
 코로나 19로 독서회가 중단되면서 혼자 하는 독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독서 일정표를 따라 날짜를 맞춰 읽어나가다 독서회가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어 그중에서 가장 궁금한 책을 먼저 읽었습니다.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도올은 동양 고전 연구 결과 사서四書를 모두 한글 역주하였고 논어는 어린이를 위해 만화 형식의 역주도 출간하였습니다. 불경을 강해한 것으로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강해>도 있습니다. 성서신학에 관련해서도 여러 권을 저술했습니다. 초기 기독교의 형편과 정신을 상술한 <기독교성서의 이해> 외에 <요한복음 강해><큐복음서>, <도올의 도마복음 한글역주>, <도올의 로마서 강해>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마가복음을 강해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여러 번 마주칩니다. 도올의 신앙은 어머니의 신앙과 반경을 달리 하지 않는 듯합니다. 도올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에게 성경과 동양고전을 동시에 배웠”기에 “신약성경은 극복되어야 할, 아니 바르게 해석되어야 할 필연이자 숙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50여년의 연구 생애가 동·서 양대 문명의 근본 문헌에 바쳐진 까닭 중에는 어린 시절에 그렇게 뿌려진 씨앗도 있었나봅니다. <기독교 성서의 이해>에도 <요한복음 강해>에도 양대 문명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가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애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집필한 노작”인 이 책에는 “그 해석과정에서 인류의 모든 사유양식들을 종합하고 있”습니다. 김용옥은 이 책을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총체적으로 압축시킨, 인류사상계에 새로운 동서융합의 지평을 제시하는 기념비적 저술”이라고 자평합니다. 강해 형식의 책이라 구절을 읽고 해석하는 중에 무시로 동서양의 사상이 강의되어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공부하길 원하는 분들께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방대한 연구 결과를 손쉽게 배우는 기회라고 볼 수 있어 추천합니다.
 마가복음은 4복음서 중 가장 먼저 쓰인 것인데 도올이 강조하는 점은 “복음서라는 문학장르를 최초로 만들어낸 마가의 창조적 긴장감”입니다. 마가복음 저자는 예수의 말씀 자료들을 사건 안에 넣어 역사적 예수를 그렸습니다. 도올은 마가복음이 “역사적 인간 예수의 모습을 가장 오리지날하게, 꾸밈없이, 소박하게,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그리고 가급적인 한 진실하고 핍절하게 그려나갔”다고 봅니다. 도올은 마가가 그린 역사적 예수를 잘 볼 수 있도록 당시 이스라엘과 로마를 살려내기 위해 그곳의 지리와 지형은 물론 문화, 경제, 사회, 사상 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설명합니다. 예수 당시 그리고 예수 사후 마가복음이 쓰인 당시 모두 생생하게 보이는 듯합니다. 도올의 노고 덕분에 현장에서 보고 듣는 듯한 예수의 사건과 말씀 들은 그 기쁨과 감명의 크기가 이루 측량할 길 없습니다. 추천합니다.
 도올은 마가는 “오로지 마가로만” 읽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도올은 기독교 첫 세기를 4단계-예수 생애 기간 및 사도 바울 시기와 공관복음서 시기, 요한복음 시기-로 나누고 예수 사후 세 시기의 특징 혹은 초점을 각각 다르게 파악합니다. 인간 예수가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핵심으로 하는 바울의 선포에 대비해, 그리고 보편화 지평에서 로고스 그리스도론으로 새로운 기독교 역사의 시작이 되는 요한복음에 대비해, 공관복음은 역사적 예수를 그리고 있고 그 중 첫 복음인 마가복음의 예수가 가장 소박합니다. 이런 마가복음을 “오로지 마가로만” 읽는다는 것은 어떤 기적이나 이성을 넘어서는 믿음을 요청하지 않고 시종 합리성을 견지하면서 역사적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복음이 되고 믿음이 되도록 읽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그것이 그의 신앙의 골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성과 신앙이 등지지 않고 가능한 믿음이 궁금한 분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작성자: 자원봉사자 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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